매달 25일 월급날이 지나고 나면 마음이 참 편하죠. 그런데 희한하게 며칠 지나지 않아 은행 앱을 켜보면 ‘이게 다 어디로 갔지?’ 싶을 때가 많아요. 저도 자취 시작하고 첫 달에 카드 명세서 보고 진짜 식은땀 흘렸거든요. 월세에 공과금, 거기에 친구들이랑 한두 번 밖에서 밥 먹고 나면 통장은 금세 텅텅 비기 마련이죠.
오늘은 제가 자취 짬밥 먹으면서 직접 해보고, 진짜 효과 봤던 ‘현실적인 돈 아끼는 법’ 몇 가지 풀어볼게요. 거창한 재테크는 아니지만, 이것만 지켜도 치킨 한 마리 값은 무조건 세이브합니다.
일단 ‘자동으로’ 나가는 돈부터 잡아야 해요
생활비 줄이겠다고 갑자기 안 먹던 밥을 굶는 건 금방 지쳐요. 지속 가능해야 하거든요. 제일 먼저 할 일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결제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부터 쳐내는 거예요.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심지어 배달 앱 멤버십까지 매달 5천 원, 1만 원씩 빠져나가는 게 모이면 꽤 큽니다. 제가 작년에 싹 정리해 봤는데, 안 쓰고 있던 OTT만 3개더라고요. 이걸 해지하는 것만으로도 매달 몇만 원이 굳습니다. 솔직히 한 달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건 그냥 과감하게 해지하세요. 필요할 때 한 달만 다시 결제하면 그만이니까요.
통신비도 마찬가지예요. 아직도 대형 통신사 요금제 쓰시나요? 알뜰폰으로만 바꿔도 요금이 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귀찮아서 미루는 분들 많은데, 한 번만 날 잡아서 바꾸면 평생(?) 이득이에요. 그리고 전기세!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는 거, 이거 은근히 효과 좋습니다. 저도 멀티탭 스위치 끄는 거 생활화하고 나서 전기세가 2~3천 원은 줄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죠? 이게 모이면 꽤 쏠쏠합니다.
식비, 배달만 끊어도 숨통이 트입니다
자취생 돈 먹는 하마 1위는 누가 뭐래도 배달 음식이에요. 배달비 3,000원에 음식값 더하면 한 끼에 2만 원은 우습게 깨지잖아요. 저도 밤만 되면 배달 앱 켜는 게 습관이었는데, 이게 진짜 위험합니다.
- 장 볼 때 리스트 만들기: 마트 가서 아무거나 집지 말고, 딱 일주일 치 식단만 정해서 장 보세요. 이게 의외로 식재료 낭비를 확 줄여줍니다.
- 냉장고 파먹기(냉파): 냉장고 구석에 방치된 애들부터 처리하세요. 썩어서 버리는 채소 값만 아껴도 꽤 큰돈입니다.
- 소분해서 냉동하기: 1인 가구는 마트에서 파는 대용량이 오히려 독이에요. 저는 고기나 채소 사 오면 바로 1회분씩 소분해서 냉동실로 보냅니다. 귀찮긴 해도 돈 아끼는 데는 이게 최고예요.
- 배달 대신 밀키트: 배달 음식 너무 당길 땐 차라리 편의점이나 마트 밀키트 사세요. 요즘 퀄리티 좋거든요. 가격은 배달의 절반도 안 됩니다.
기록이 없으면 돈은 모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쓴 거야?”라는 의문이 든다면, 지금 당장 가계부 앱을 설치하세요. 요즘은 은행 계좌랑 연동돼서 자동으로 기록되는 앱들이 아주 잘 나와 있거든요.
매일 적기 귀찮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보세요. 내가 이번 주에 편의점에서만 쓴 돈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순간,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저도 예전엔 ‘커피 한 잔쯤이야’ 했는데, 한 달 모아보니 10만 원이 넘어서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가능하면 체크카드만 쓰려고 노력해 보세요. 신용카드는 ‘미래의 나’한테 빚을 지는 거라 감각이 무뎌지기 쉽거든요. 통장에 잔액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야 소비도 신중해집니다. 게다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도 체크카드가 더 좋다는 거, 다들 아시죠?
쇼핑할 땐 ‘3일만 참기’ 전략
세일 알림, 할인 쿠폰, 이런 건 자취생 지갑을 노리는 덫이에요. 물건이 너무 사고 싶을 때,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3일만 기다려보세요.
신기하게 3일 뒤에 다시 보면 ‘굳이?’ 싶은 것들이 태반입니다. 진짜 필요한 건 3일 뒤에도 사고 싶거든요. 그리고 가구 같은 건 당근마켓 뒤져보는 거 강력 추천합니다. 멀쩡한 물건을 새것보다 훨씬 싸게 구할 수 있거든요. 때로는 안 쓰는 물건 팔아서 소소하게 용돈 버는 재미도 있고요.
자취하면서 돈 모으는 게 단순히 궁상맞게 살라는 건 아니에요. 나를 위한 돈을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거죠. 오늘 당장 구독 서비스 하나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습관이 모여서 통장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오늘 저녁엔 배달 앱 대신 냉장고 속에 잠들어 있는 재료로 맛있는 한 끼 만들어 먹는 건 어때요? 생각보다 훨씬 뿌듯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