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건이 까다로운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도시기금으로 운영되는 정책 대출입니다. 시중은행 전세대출보다 금리가 낮은데, 그만큼 대상을 좁게 정해두었습니다. 정부 재원으로 이자를 낮춰주는 구조라 아무나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요건은 크게 사람 조건과 집 조건으로 나뉩니다. 둘 다 충족해야 하는데, 집 조건에서 막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사람 조건
무주택 세대주
본인과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분만 조금 가지고 있어도 걸리는 경우가 있으니, 상속받은 부동산 지분 같은 게 있다면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세대주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 요건에서 예비 세대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후 전입신고를 통해 세대주가 되는 조건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소득 요건
부부 합산 연소득이 기준 이하여야 합니다. 신혼가구, 다자녀가구, 청년 등 유형에 따라 기준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본인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한도와 금리도 달라집니다.
자산 요건
소득만 보는 게 아니라 순자산도 봅니다. 기준을 넘으면 소득이 낮아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자산 산정 기준은 별도로 고시됩니다.
이 세 가지 기준액은 매년 조정됩니다. 이 글에 금액을 적어두면 금세 틀린 정보가 되므로,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서 현재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집 조건 — 여기서 많이 막힙니다
본인이 요건을 갖춰도 계약하려는 집이 조건에 맞지 않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걸 계약금을 넣은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차보증금 한도
보증금이 정해진 한도 이하여야 합니다. 지역과 가구 유형에 따라 한도가 다릅니다.
주택 면적
전용면적 기준이 있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이나 가구 유형에는 예외가 적용되기도 합니다.
등기와 권리관계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 등기부등본상 선순위 채권이 과도하면 대출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보증기관이 보증을 거절하기 때문입니다.
-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주택이 아닌 경우 —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는 이른바 '근생빌라'가 대표적입니다. 겉보기에 빌라여도 서류상 주택이 아니면 대출이 안 됩니다.
- 무허가 건물, 불법 증축 부분이 있는 경우도 문제가 됩니다.
계약 전에 반드시 할 것
순서를 지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먼저 떼십시오. 인터넷등기소와 정부24에서 소액으로 발급됩니다. 용도, 소유자, 근저당 설정 상태를 확인합니다.
- 은행에 사전 상담을 받으십시오. 대출 취급 은행에 서류를 들고 가서 "이 집으로 이 조건에 대출이 가능한지" 미리 물어봅니다.
- 계약서에 특약을 넣으십시오. "대출 미승인 시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조항입니다. 임대인과 합의가 필요하지만, 넣어두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 계약 후 즉시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하십시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확보의 기본입니다.
특히 2번을 건너뛰고 계약금부터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가장 큰 위험입니다. 대출이 안 나오면 계약금을 날리거나 급하게 다른 대출을 알아봐야 합니다.
신청 절차
-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합니다.
- 취급 은행에 방문하거나 기금e든든 홈페이지에서 신청합니다.
- 서류 심사와 보증 심사를 거칩니다.
- 승인되면 잔금일에 임대인 계좌로 직접 입금됩니다.
대출금은 본인 계좌가 아니라 임대인에게 직접 지급됩니다. 그리고 잔금일 전에 신청을 마쳐야 하므로 일정을 여유 있게 잡으셔야 합니다. 심사에 시간이 걸립니다.
알아둘 점
-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확인하십시오. 상품에 따라 다릅니다.
- 연장 요건이 있습니다. 계약 갱신 시 소득·자산 요건을 다시 보는 경우가 있어, 그사이 소득이 늘었다면 연장이 안 될 수 있습니다.
- 다른 정책 대출과 중복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이용 중인 정책 상품이 있다면 미리 확인하십시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별개입니다. 대출과 별도로 가입을 검토하셔야 보증금을 지킬 수 있습니다.
깡통전세를 피하려면
대출이 나온다고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전세보증금 자체를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것들입니다.
-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의 합이 집값에 비해 과도하지 않은지 보십시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등기부등본의 근저당 설정액을 확인하십시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십시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에서 운영합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기관이 대신 반환해 줍니다.
-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정 요건에서 임차인이 임대인의 국세 체납 내역을 열람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대출 금리를 아끼려다 보증금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면 의미가 없습니다. 반환보증 가입은 필수로 생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정책 전세대출은 금리 면에서 유리하지만 집 조건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면 계약금을 넣기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고 은행에 먼저 물어보십시오. 그 한 단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글은 제도의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소득·자산 기준과 한도, 금리는 매년 바뀝니다. 신청 전에는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나 취급 은행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