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일자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면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나보다 뒤에 있는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권리입니다.
문제는 순서가 앞선다고 금액이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집이 경매에서 예상보다 낮게 팔리면, 순위가 앞서도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이미 잡혀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이 지점을 메웁니다. 임대인이 계약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고, 이후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운영하는 곳이 여러 곳입니다
비슷한 상품을 여러 기관이 취급합니다. 이름과 조건이 조금씩 다릅니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장 널리 알려진 상품입니다.
- 한국주택금융공사(HF) — 전세지킴보증. 전세대출과 연계해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서울보증보험(SGI) — 전세금보장신용보험.
가입 요건, 보증료율, 보증 한도가 기관마다 다릅니다. 한 곳에서 거절됐다고 다른 곳도 안 되는 것은 아니므로 여러 곳을 알아보실 만합니다.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증기관도 손해를 볼 위험을 심사하기 때문에, 위험해 보이는 집은 받아주지 않습니다. 자주 걸리는 조건들입니다.
선순위 채권이 과도한 경우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등 내 보증금보다 앞선 채권과 보증금의 합이 집값에 비해 너무 크면 거절됩니다. 이게 이른바 '깡통전세'의 판단 기준 역할을 합니다.
주택 가격 산정이 안 되는 경우
보증 한도는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신축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공시가격이나 시세 자료가 부족해 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한도가 낮게 잡히거나 가입이 막힙니다.
건축물대장상 문제가 있는 경우
용도가 주택이 아니거나(근린생활시설 등),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으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계약 전에 건축물대장을 떼어 확인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임대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임대인이 보증사고 이력이 있거나 관련 명단에 올라 있으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지키셔야 합니다
여기서 사고가 납니다. 계약금을 넣은 뒤에 가입이 안 된다는 걸 알게 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아래 순서를 권합니다.
- 계약 전 —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떼어 선순위 채권, 용도,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합니다.
- 계약 전 — 보증기관에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합니다. 주소와 보증금만 있으면 대략의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 계약서 작성 시 —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하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특약을 넣습니다.
- 잔금·입주 후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고, 보증에 가입합니다.
가입 신청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상당히 지난 뒤에는 신청할 수 없으므로, 입주 직후에 처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증료는 누가 내나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부담합니다. 보증금과 보증 기간에 따라 계산되며, 기관과 상품에 따라 요율이 다릅니다.
다만 청년·신혼부부·저소득 가구 등을 대상으로 보증료를 지원하는 사업이 지자체 단위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거주지 시·군·구청이나 청년정책 창구에서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요건에 해당하면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사고가 났을 때
계약이 끝났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보증기관에 이행청구를 합니다. 이때 임대차계약 해지 의사를 임대인에게 통지한 기록이 필요합니다.
내용증명 등으로 언제 해지 의사를 밝혔는지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로만 이야기하면 나중에 입증이 어렵습니다.
보증과 대출은 별개입니다
혼동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전세대출은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이고, 반환보증은 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목적이 다릅니다.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은행이 요구하는 보증(주택금융공사 등의 대출 보증)은 은행이 돈을 떼일 위험을 담보하는 것이지, 내 보증금을 지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대출을 받았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반환보증은 별도로 가입하셔야 합니다.
계약 중간에 확인할 것
가입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계약 기간 중에도 챙길 부분이 있습니다.
- 집주인이 바뀌면 보증기관에 알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유자 변경은 보증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계약을 갱신하면 보증도 함께 갱신해야 합니다. 자동으로 연장되지 않는 상품이 있으므로 만료 시점을 확인해 두십시오.
- 보증금을 증액했다면 늘어난 금액에 대해 별도 처리가 필요합니다. 증액분이 보증 범위 밖에 남아 있으면 그만큼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계약 갱신 시점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보시는 것도 권합니다. 계약 기간 중에 근저당이 새로 설정되었을 수 있습니다.
정리
전세대출 금리를 몇 푼 아끼는 것보다 보증금 전체를 지키는 일이 훨씬 큽니다. 반환보증은 그 마지막 장치인데, 아무 집이나 되는 게 아니므로 계약 전에 가입 가능한지부터 확인하시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이 글은 제도의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가입 요건·보증료율·한도는 기관과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실제 가입 전에는 해당 보증기관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